ㅌㅇㅌ관련 해시에서 나온 쪽글. 쓰다가 중단함. 플롯 있음.

원래 정했던 순서는 미코토>인덱스>츠치밍>아오피>칸자키>시스터즈>액셀>...>return

이었지만 뽀뽀를 쓰는 건 너무 어려워서 중간 빼먹고 정해놨던 발단과 결말만 씀

작자의 의도만 알면 됐지 그렇죠?

 

 

00
카미조 토우마는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은 자신의 기숙사 안, 거실 테이블과 침대 사이에 목적없이 앉아 있었다. 언제 틀어놨는지 모를 TV에서는 매지컬 파워드 카나밍이 아녜제의 로터스 완드를 연상시키는 요술봉을 들고 중간보스와 맞서 싸우고 있었다. 아, 적이 거대화 했다. 그것은 몇분 후면 카나밍이 저 덩치를 반동강 내고 애니도 끝날 거라는 뜻이었기 때문에 지루해진 카미조는 자신의 기숙사를 휘휘 둘러보았다. 인덱스도 삼색고양이도 없이 횡댕그렁했다. 결코 큰 방이 아님에도 카미조는 그렇게 느꼈다. 그리고 이 위화감.
"꿈이구나..."


[그렇다]
혼자 중얼거린 말이었는데 대답이 들려왔다. 카미조는 그 소리가 어디서 났는지 몰라 두리번거리다 그것이 TV속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챘다.
"너 뭐하는 거냐..."
[브레이크☆타임]
"그 의미가 아니잖아! 뭐가 브레이크☆타임~ 입니까, 왜 남의 수면시간을 네 여가시간으로 쓰고 있는건데!!"
[아까 내 말에 제대로 답해주지 않았잖아]
"모른다고 했잖아!!!"


TV속의 오티누스는 상당히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왠지 모를 죄책감에 시달릴 표정이었다. 이 경우에는 귀여워서, 겠지. 혹은 멀리 갈 필요 없이 그녀의 그렘린들이 기겁을 하며 뭐든 해 주려 할 표정이었다. 그 경우에는 무서워서, 일 것이다.
카미조는 처음 저 표정을 봤을 때 상기 이유들의 중간쯤 위치한 기분을 맛보고는 그녀의 뜻대로 움직이고는 했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었다. 더 이상은 넘어가지 않으리라 다짐한 카미조는 조금 화를 낸 자신을 다독였다.

 

"그나저나 그 코스튬은 뭔가요, 오티누스 씨."
[이것 말인가? 그 수녀는 상당히 좋아했었는데. 이상한가?]
오티누스는 고개를 돌리며 카나밍의 코스튬을 살펴보았다. 파란 테니스 스커트가 흔들거렸다. 즉 오티누스는 TV속 카나밍의 자리에 있었다. 뒤에서는 거대화 한 중간보스가 빌딩을 파괴하고 사람들은 혼잣말을 하는 카나밍에게 절망적인 시선을 보내며 도망치고 있었다.
"우선 그 뒤부터 어떻게 좀 해."
[뒤? 아아]
카미조는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기동소녀의 도시를 더는 봐 줄 수 없어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오티누스가 적을 지금의 두배 더 거대화 시키는 것을 보고 앉은 채로 휘청했다.
"아니 그거 말고!"
[음? 순조롭지 않은가]
"언제까지 정복에 감정이입 하고 있을건데? 그보다 네가 입은 수트는 카나밍의 수트야. 그걸 입었으면 도시를 지키라고. 그리고 잘 어울려. 코스튬의 소화능력도 출중하시네요, 오티누스 씨!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네가 원하는 대로 하지]

 

오티누스는 요술봉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러자 꽃의 중앙에서 푸른 광자가 떠올라 결집했다. 처음의 네 배는 거대화한 중간 보스를 향해 빔 공격을 횡으로 퍼붓자 적이 두 동강 나며 폭발했다. 그 여파로 불어오는 바람에 돌아선 오티누스의 긴 금발이 휘날리고 그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었다. 쓸데없이 멋있어 오티밍... 카미조는 그렇게 생각했다.


[GN입자인가, 보다 신기술이로군. 이차원인 만큼 다른 물리기술의 구현도...]
"아무리 카나밍의 모티프라 해도 타 장르 발언은 자제해 줄래? 그리고 내 수면시간도 돌려줘."
[그럴 순 없다. 아직 볼 일이 끝나지 않았어]
"이거 고문입니다 오티누스 씨. 우리 안 싸우기로 했잖아요. 자꾸 이러면 카미조 씨가 힘듭니다."
[그렇지만...]
지쳐 말하는 카미조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오티누스는 말을 흐렸다. 카미조와 눈이 마주치고 나서야 다음 대답이 나왔다.
[네가 특정할 수 없는 너를 알아내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이 정도다. 나는 옛부터 꿈을 이용하는 데에 능했고 그것은 무의식의 구현이니까. 이 방법이 그 때를 떠올리게 한다면 자제하겠지만 나는 너를 이해할 수단을 하나 더 잃게 된다.]
말을 마친 오티누스의 옆으로 구급차가 지나갔다. 귀 아픈 경보음을 배경으로 보이는 그녀는 조금 쓸쓸해 보였다. 카미조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그... 다른 방법은 뭔데?"
[네가 달가워하지 않을 방법들이다]
"지금 이것보다 더?"
[그래]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카미조는 그녀의 한쪽 눈을 보며 말했다.
"어느 정도는 어울려 줄 거야. 하지만 미리 말은 해줘. 굳이 이런 거 안 쓰고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아무 말도 없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당연히 싫은 거야."
[변수가 생길 수 있겠지만 그런 거라면 좋다. 하지만 이번 건은 이 방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내가 몇 번을 질문했고 너도 몇 번을 생각했지만 네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하물며 넌 나조차 싫어하지 못하지]
"그거야... 그렇지만."
카미조가 수긍하자, 오티누스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고 선언했다.
[그럼 게임을 시작하지]

 

 

01
"그 대사 무서워 죽겠는데요 오티누스 씨. 그래서? 이 세계는 뭔데?"
[네 입술을 노리는 세계다]
"뭐?"
뭐를 노려요? 라는 말이 튀어나오려 했지만 카미조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한 마디가 전부였다. 그 정도 반응을 오티누스는 예상했고, 말 자체를 듣지 못한 것은 아니라 생각했기에 부연설명을 붙였다.


[호의에 대한 확인으로 입맞춤만큼 확실한 건 없지. 우리의 현실에서 너를 아는 사람들이 너에게 갖는 호의만큼 네 입술에 들이댈 테니 너는 역으로 네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 여긴 네 무의식이 기반이니 너를 제일 싫어하는 사람을 찾아도 될 테지. 아무튼 키스해 보면 알 거다. 호오만 구분하면 되니까]
"뭐?"
하지만 카미조는 외마디만 뱉을 뿐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모럴에 의한 거부반응일 것이다. 라고 조금 불확실한 가설을 세운 오티누스는 마지막 설명까지 마쳤다.
[입맞춤 다음의 절차에 대해서는 자율에 맡기지. 꿈 속이니 좋을대로 해]
"뭐?"
[뭐가?]


무언가 꼬인 듯 했다. 오티누스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기억하는 네 이해력이 이렇게 낮지는 않을 텐데, 왜 그러는 거지?]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다시 설명해 주실래요? 요약해서?"
[네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너에게 키ㅅ...]
"그만!!!"
[역시 알고 있지 않나. 질문은 필요 없을거라 본다.]
"쪼잔해!!!"

 

카미조가 연속적으로 질러대는 하이톤의 비명에 오티누스는 신경질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외치는 소리는 항상 결의라거나 희망이라거나 드물게는 낮은 절망이 깔려 듣기 나쁘지 않았는데, 이건 귀에 나쁘다. 오티누스는 상황을 진정시킬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패닉상태가 될 필요는 없지 않나. 지금까지 너는 어떤 상황에 설명 하나 없이 던져 놔도 금방 해쳐 나갔는데]
"경우가 다르잖아! 네가 만든 세계 중에 내게 끝까지 호의적인 세계가 하나라도 있었어? 있었나요? 있었습니까? 삼단활용! 기억이 미화되신 것 같은데요, 오티누스 씨. 전 항상 데드앤드로 끝났습니다만?"
[그러고도 꺾이지 않았지. 내가 감명받았던 건 그 쪽이야]
"그런 소릴 들어도 별로 안 고마운데요…"
[상관없다. 정원사는 꽃과 열매에게 감사를 바라지 않으니. 그리고 호의라 했던가, 착각하고 있군. 이 세계는 네가 가장 증오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네 무의식 위에 걸쳐놓은 인공정원이다. 결과가 결과인 이상 네 기분이 좋지는 않겠지]
"……"


순식간에 가라앉은 카미조의 표정을 본 오티누스는 눈을 가늘게 내리깔았다. 처음 그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도 카미조는 그런 표정을 했다. 빨리 시작하는 편이 나을 듯 했다. 그리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보면 좀 나아지겠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질문은 없나? 이대로도 상관없다면 시작한다]
"어, 아니, 그,"
[굳이 없는 질문을 쥐어 짤 필요는 없다]
"아냐, 뭐라도 있을거야. 기다려주세요, 오티누스 씨."
[그럼 최선을 다 하도록. 나는 앤딩영상을 내보내야 하니 실례하지]
"잠깐, 오티..."
오티누스 씨?! 카미조가 벌떡 일어서며 지른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핑크색 배경에 데포르메화 된 오티누스가 카나밍 코스튬 그대로 무지개를 타고 내려오는 영상이 시작되었다. 발음이 어색한 영어와 발랄한 음악에 맞춰 오티누스가 빙글 도는 모습을 카미조가 멍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그 기괴한 공간에 쾅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02
"뭐야, 끝났잖아? 그 수녀가 녹화 해 놓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세상에 요즘 세상에 녹화라니 그게 말이나..."
"...미사카?"
"손에 든 거 안 보여? 빨리 받기나 해."
"어 응, 아니 그보다 왜 네가..."


미사카가 손에 들고 온 큰 봉지들을 받으러 거실을 지나 부엌을 넘어서자 카미조는 위화감을 느꼈다. 방금 전까지 오티누스와 대화했던 곳에서 미사카가 있는 쪽으로, 방 문턱을 넘어선 느낌이었다. 이상하게 뒤를 돌아 볼 기분도 나지 않아, 카미조는 현관으로 발을 옮기다가, 뒤를 돌아보려 했다. 그러나 TV의 잔상만 간신히 보았을 뿐이었다.

 

차회예고에서 다시 나타난 오티누스는, 누군가를 올려다 보고 있는 듯 했다.

 

 

.

.

.

.

.

 

 

Return

카미조가 발을 떼자 모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로고가 뜨며 엔딩이 끝났다. 차회예고에서 다시 나타난 오티누스는 누군가가 침대에서 바스락거리는 것을 보고 있었다. 부엌에서 한 차례 거대한 소동이 나고 현관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나며 기숙사 안이 비로소 조용해지자 느릿느릿 이불을 걷고 일어난 사람은 잠이 묻어나오는 눈으로 오티누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바로 뒤에 있다고 알려줬으면 됐을 텐데."
[스스로 깨달아야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답이라 해도, 내가 알려줘봤자 그건 내 의견에 지나지 않지]
"꼭 그게 전부는 아니잖아. 내가 상심할 거라고 생각한 거지? 아마 그게 네 탓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실제로 상심하지 않았나. 너는 네가 머리속에서 잃어버린 그 자체니까]
오티누스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카미조는 침대에서 내려와 TV 바로 앞에 앉았다. 아까 전에 카미조가 앉았던 그 자리였다.


[나는 네가 저울질 할 수 없는 것들을 저울질 하게 만들었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글쎄, 난 그런 복잡한 생각은 못 해. 네가 날 이해하는 일에 대해 미안해 할 필요는 더 없고. 나는 세상 전부를 적으로 돌리기로 결정했고 대신 널 얻기로 했어. 그러니 오티누스는 나를 싫어하는 나를 이해해보려 했겠지, 그리고 네가 신경 써 줬으니 방금 나간 녀석도 눈 뜨고 일어나면 좀 나아질거야."


그다운 대답이다. 오티누스는 보다 가까이 다가 온 카미조의 얼굴에 손을 올리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녀에겐 또 다른 모습의 자신마저 돌볼 대상으로 생각하는 그에게 전할 말이 있었다.
[그것만은 아냐. 나는...]

 

철컥. 기숙사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갈 때에 비해 상당히 너덜너덜해진 카미조가 힘없이 주황색 운동화를 벗고 있었다. TV 앞에 앉은 카미조는 오티누스에게 물었다.

"벌써 끝난거야?"

[주체가 사라진 공간은 시간이 흐르지 않으니까. 네가 이 꿈에서 시간을 끌 생각이 없다면 흐름도 너를 따를 뿐이야. 이제 네 차례다 인간. 네가 머무는 곳은 무의식이고 나는 앞으로 꿈에 들어가는 일을 자제할 테니 한동안 널 보지 못해. 그래서 걱정이다.]

"매일 보고 있잖아. 뭐가 걱정이야."

[이 결과 이후에]

 

TV 앞에 앉아있던 카미조가 일어서며 거실로 들어오는 카미조와 눈이 마주쳤다. 한 쪽은 눈을 동그랗게 떴고 한 쪽은 조금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그 앞으로 한발짝씩 걸었다. 두 사람의 거리가 0이 되기 직전에 오티누스는 무의식에 남을 카미조를 향해 빠르게 속삭였다.

[네가 울까봐 걱정이다]

 

 

 

00

카미조 토우마는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깜깜한 욕실 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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